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 가뭄까지 더해지니 농촌 곳곳에서 근심이 가득했더랬다. 하늘이 그 마음을 알았는가!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메마른 대지를 적셔줄 반가운 비와 함께 전남 나주로 떠나보자! 한글의 역사를 정겹게 풀어낸 전남 나주시 노안면 금안리 금안권역 ‘한글마을’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역사와 미래가 함께하는 호남제일의 명촌마을 만들기
금안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무장이 반가운 미소로 희농이를 반겨주었다. 아직은 센터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임시로 마을회관 2층의 작은 사무실을 쓰고 있는 중이란다. 금안권역 센터 건축을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워낙 문화재가 많은 마을이다 보니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제한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심조심, 정성들여 지어질 센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글마을은 금안권역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영어마을, 독일마을은 들어봤어도 한글마을이라니? 그 의미와 역사가 궁금해질 수밖에. 사무장은 자주 설명하는 듯 한글마을의 역사를 막힘없이 풀어낸다.
“금안리에는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인 신숙주 선생의 생가터가 있어요. 또 한 마을에 서원이 3개있어 서원 동네라고도 불리고요. 고려와 조선의 역사유적지가 아직도 남아 있는 마을이에요.”
역시나, 마을입구부터 늘어선 긴 돌담들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픈 마음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렸다는 돌담은 마을주민들의 재능과 애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2009년에 마을 입구에서부터 집 30채에 달하는 담을 직접 쌓았다고 하니, 주민들이 마을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다.
5개의 성씨 하지만 한가족 같은 금안권역
금안권역은 4개의 성씨가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다. 신숙주 선생의 가문까지 합하면 총 5개의 성씨가 함께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각기 다른 가문의 전통과 역사를 가졌지만 주민들은 서로 화합하여 한 가족처럼 지낸다. 최근에는 공동체에 귀농·귀촌자들도 들어오게 되었다. 인근에 한옥마을을 조성했는데, 34가구의 한옥마을 부지에는 벌써 28가구의 입주자가 자리를 잡았다고. 이들 모두는 다양한 모습으로 하나의 마을 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는 중이다. 한옥마을에서는 한옥민박도 진행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희농이가 찾아간 날도 외국인들의 한옥체험으로 마을 전체에 활기가 넘쳐 보였다.
한글마을이라는 이름답게, 신축될 센터는 한옥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낼 센터의 모습이 그려진다. 금안권역은 권역 현주민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권역이 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누구보다도 주민이 행복하고 잘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금안권역 주민들은 한글교실, 건강한글체조교실, 풍물놀이 등 다양한 활동들을 즐길 수 있다. 그 중에서 귀농자가 직접 진행하는 웃음치료는 주민들의 호응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다. 마을주민, 귀농·귀촌자 할 것 없이 주민복지에 모두가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한글마을의 강점이다. 이러한 자발성은 사실 기존 주민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권역전체가 자원인 이곳 금안권역 추진위원들은 권역 투어를 계획하던 중, 먼저 우리 지역주민에게 권역 투어를 진행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정착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한옥마을의 귀농·귀촌자들이 그 첫 대상이었다. 추진위원들의 친절한 안내와 세심한 배려로 귀농·귀촌자들은 정착한 마을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되었다고 하니, 그 효과는 톡톡히 봤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권역사업을 이해하고 주민들과 함께 재능기부와 마을사업도 같이 하게 되었다.
금안 한글마을에서는 매년 10월 9일 한글날에 한글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한글 어머니들의 편지낭송, 주민의 시낭송 등 한글마을만의 특별하면서도 알찬 내용들로 꾸려진 ‘금안한글마을 축제’는 작년에 2회째를 맞았다. 주민이 즐겁고 행복한 축제를 만들었을 뿐인데,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방문객들이 많이 찾아와 함께 즐거운 추억들을 쌓았다고 한다.
금안권역 인근에는 자연자원 또한 풍성하다. 나주시에서 개발하고 있는 금성산 생태숲이 조성되어 금안권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운 관광지가 생겼으니 말이다. 또한 권역 안에 있는 금안 8경은 방문객들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여기에 새롭게 들어서는 권역의 시설물들이 더해진다면 호남의 3대 명촌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준공이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금안권역은 이미 준비된 자연자원, 전통자원, 그리고 마을을 뜨겁게 사랑하는 주민들로 똘똘 뭉쳐진 인적자원이 고루 갖추어진 준비된 권역이다. 풍성한 자원을 어떻게 일구어갈지는 이제 주민들의 몫! 우리 모두 응원하는 마음으로 금안 한글마을의 미래를 지켜보기로 하자.
전남 나주시 노안면 금안권역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노안면 금안리 1223-45 연락처: 010-6313-3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