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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주 명하쪽빛마을 천년의 빛깔 쪽 축제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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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지역개발사업

명하쪽빛마을 천년의 빛깔 쪽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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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도 풍년이다!

넉넉한 가을들녘은 날짐승에게도 인심을 베풀며 풍요와 여유로움을 한껏 내뿜고 있다.이른 추석을 핑계 삼아 수확을 미룬 논마다 멋진 풍경을 선물하고, 하늘은 높고 푸르러 계절을 재촉한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농부들의 손길이 바빠지는 요즘, 남도에서 주민들을 위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0 2일과 3, 이틀에 걸쳐 전남 나주시 명하쪽빛마을의 천년의 빛깔 쪽 축제가 열렸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이나 깊은 바다를 보며 쪽빛 같다고들 하는데, 막상 쪽빛이 어떤 색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보다이라는 건 무엇일까?

 

한자어로 남()이라고 불리는  8월에서 9월 사이에 꽃이 피는 한 해살이 풀을 일컫는다. 이 식물의 잎을 건조하면 남색을 띄는데, 여기서부터 쪽빛을 내려면 건조 후에 어려운 염료 추출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예로부터 남중국에는 서기 직후의 순자(筍子)권학편 勸學篇 청은 남에서 나고 남으로 청을 물들인다.”는 기록이 있다. 그만큼 오랜 역사의 쪽빛을 가지고 축제를 진행한다고 하니 그 깊은 매력이 기대된다. 축제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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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를 맞이한 천년의 빛 쪽 축제는 일명 판각이네 집으로 불리는 곳에서 진행되었다. 이 마을의 주민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로 활약하고 있는 염색장 윤대중 위원장의 집이다. 마을 입구부터 눈에 띄는 커다란 항아들이 즐비한 이 집은 매력적인 쪽 축제의 주 무대가 되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염료추출 과정을 통해 전통방식으로 쪽빛을 끌어내는 장인의 손끝에서 형용하기 힘든 빛깔이 만들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너른 잔디밭 한편에는 소박한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고, 하늘에는 쪽빛으로 물들인 천들이 하늘빛과 경쟁이라도 하듯 나부끼고 있었다.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쪽빛은 한참동안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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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에서 진행되는 축제치고는 성황을 이루고 있는 현장을 보니 절로 신이나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사회적기업들의 참여였다. 이제는 마을도 단순히 홀로서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단체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해가고 있다는 뜻이다. 즐겁게 동참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은 체험을 진행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명하쪽빛마을의 축제를 빛내고 있었다.

    

인간문화재의 축제 동참!!! 주민을 위한 배려~~

 

  이번 축제의 최고의 시간을 꼽으라면, 단연 무형문화재들이 펼쳐낸 향연을 꼽겠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윤종국, 60호 낙죽장도장 한상봉, 65호 백동연죽장 황기조, 99호 소반장 전수자 김영민, 그리고 마을에서 위원장으로 함께 하고 있는 제115호 염색장 윤대중위원장까지 우리나라의 중요 무형문화재들이 마을 축제에 동참하여 본인들의 재능을 주민들에게 선물하고 있었다.

    

명하쪽빛마을 주민들을 위해 달려왔어요! 저희의 재능을 선물하려고요. 오늘의 주인공은 주민들이니까요!“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 함께 체험에 참여한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손에 주어졌다. 이렇게 놀랍고 귀한 선물이 있을까? 쉽게 만날 수 없는 무형문화재들이 농촌마을의 주민들, 그리고 방문객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우리네 문화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아름다움을 직접 전달함으로써 한층 전통문화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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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을 위한 또 다른 선물

 

쪽 축제에 입장하려면 5,000원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그러면 5,000원 상당의 식권을 주는데, 거기에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 번호로 말할 것 같으면 축제의 묘미, 추첨권이다. 축제 중간 중간 추첨을 진행하여 여러 가지 체험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게 하였다.

 

명하쪽빛마을 축제에는 다른 마을 축제와 매우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부스가 없다는 것!이장을 찾아가 이유를 들어보았다.

 

“‘쪽 축제는 주민들을 위한 축제입니다. 함께 즐겨야 할 축제에서 왜 주민들이 전을 부치고 음식을 만들며 일을 해야 할까요? 축제는 주민이 즐기는 시간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많이 고생하셨으니 편하게 즐기고 노시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부러 국가무형문화재분들도 오신 거고요! 축제의 즐거움을 주민에게 먼저 나누어 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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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모양새를 갖춘 쪽 축제 5회째지만 축제의 기초가 된 마을 잔치는 2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매년 4월 벚꽃잔치를 벌여 출향인과 함께 잔치를 즐겨왔던 것이다. 여기에 쪽빛 염색이 어우러지면서 가을에도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 년에 두 번이나 방문하기 어려웠던 출향인들은 축제를 하나로 통일하자고 요청하였고, 그들을 배려한 마을은 가을 축제로 마을 잔치를 옮겨 진행하게 된 것이다. 모두를 어우르고자 노력하는 명하쪽빛마을의 주인은 언제나 주민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축제 현장을 신나게 돌아봤으니 출출한 배도 채울 시간이다. 축제장 옆에는 마을에서 재배한 재료로 만든 점심이 준비되었고, 멋스러운 한옥으로 지어진 체험관에는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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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하쪽빛마을의 천년의 빛깔 쪽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쪽 염색 체험이다. 서울에서 일부러 버스를 렌트하여 오는 방문객들도 많을 만큼 인기가 많다. 장인의 안내를 따라 진지하게 염색에 임하는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자연에서 빚어내는 영롱한 빛, 천년의 역사를 따라 이어온 쪽 빛의 정신은 농촌마을에 스며들어 도시민들에게 자연히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농촌마을 축제 현장은 도시와 농촌이 한 자리에서 만나 서로의 노고를 보듬으며 위로하는 소통의 현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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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선정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명하쪽빛마을 축제는 다른 어떤 목적이 아닌, 주민을 생각하고 마을을 알리기 위한 축제로 성장 중이다. 내년에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축제의 현장을 뒤로 하며 아쉬운 마음에 쪽빛을 한가득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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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전라남도 나주시 문평면 명하길 29-10

홈페이지 : http://명하쪽빛마을.com/mh/

연락처 : Tel : 061-333-5557

 


[출처] 나주 명하쪽빛마을 천년의 빛깔 쪽축제에 다녀오다.|작성자 지역환경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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